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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리뷰

[문피아] 천재 흑마법사 - 싸이코패스와 판타지의 만남.

by 코끼곰 2022.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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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가장 아쉬운 소설. 전개, 캐릭터 세계관 다 괜찮은 수작이다.
특히 가장 좋은 부분은 주인공의 성격.

 

주인공 올리버는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하는 준 사이코패스다.


'미쳤다'라는 특성은 판타지, 무협, 소설, 영화 할 것 없이 항상 잘 쓰이는 캐릭터 소재다. 그러나 잘 쓰이는 것만큼 제대로 쓰이는 건 정말로 드문데 대체로 미친' 척'만 하다 뜨뜻미지근한 휴머니즘 캐릭터로 빠지는 게 대부분이다.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처럼 '이 구역의 미친놈들'을 표방하지만 결국 진행되다 보면 이도 저도 아닌 싱거운 캐릭터가 되는 건 흔한 일이다.

광인 캐릭터뿐 아니라 마왕이나 흑막, 여러 부정적 속성을 가진 캐릭터의 뒷맛이 좋지 않은 것은 캐릭터에 대한 애정 때문이다.

캐릭터를 오래 보다 보면 결국 애정이 생기기 마련이라 결국 그들의 속사정이라는 '서사'를 부여하게 되고 그 '서사'는 항상 그 캐릭터에 당위성을 부여해준다.

광인은 이해받지 못하기에 광인인데 '아 그래서...' 라는 게 생기면서 캐릭터는 푹 주저앉게 되버린다. 마왕도 마찬가지.
그렇다고 마냥 이해 안 되는 싸이코가 주인공이라면 재미도 없고 아무도 관심도 안 가질 것이다.

이 딜레마를 [천재 흑마법사]는 아주 잘 돌파해냈다.

[천재 흑마법사]의 올리버는 조용히 마이웨이로 행동하면서도 '이거 완전 사이코패스네'를 독자에게 확실히 보여준다.
올리버의 정신세계는 독특한데, 그가 스승을 대하는 태도가 가장 단적인 예이다.
자신을 죽이려 했던 스승에게 원한을 가지지 않는다. 그저 본인을 죽이려 했기에 맞서 싸우고 그러다 스승을 죽인다. 그렇다고 죄책감에 휩싸이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에게 흑 마법을 알려준 스승에게 다소 고마운 감정을 품고 있다. 죽은 스승의 시체를 가끔 찾아가 '주인님'이라 부르며 제사상 비슷한 걸 차리고 그간의 이야기가 조곤조곤하다 간다. 그러나 그뿐이고 죽은 스승의 시체를 따로 좋은데 모신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한다.

이런 올리버의 성격은 재밌다가도 어리숙하고 순진하다가도 섬뜩하다.

항상 터질듯한 욕망과 미친 행동력이 주류인 판타지에서 [천재 흑마법사] 올리버의 정적이고 진지한 열망이 더욱 돋보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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