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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리뷰

[문과라도 안 죄송한 이세계로 감]_ 소설 빙의물

by 코끼곰 2022.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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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엑스트라] 이후 다양한 책 빙의 물 중 하나. 책 빙의 물이라는 클리셰가 나온 지 한참 된 만큼, 다양한 변주가 시도되어 꽤 흥미롭다.

여러 가지 매력 포인트가 있는데 첫째로 주인공의 능력.

현실에서 책 편집자였던 주인공은 소설 속으로 들어가며 역시 특별한 능력을 갖추게 되는데 암기력이나 마법 재능에 관련한 능력 등등 여러 가지 있지만 그중 가장 재밌는 설정은 바로 [편집자의 권한].

편집자의 권한을 이용하면 세계가 멈추고 주인공의 눈엔 글로 쓰인 소설 원고가 보인다. 이 원고의 일부 내용을 삭제하거나 수정을 요청하여 이미 있었던 일조차 뒤엎을 수 있다.

강력한 능력인 만큼 여러 제약이 있는데, 단순히 3회 제한 같은 횟수 제한도 있지만 작가가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의 변경까지만 취급된다는 점과 급격한 변경으로 원고가 손상되며 등장인물들의 기억이나 능력 등이 뒤죽박죽되어버릴 수 있다는 세부적인 설정이 흥미롭다.

주인공이 소설 속 주인공과 얽히면 피곤해진다는 것을 알고 주인공과 대면을 피하다 결국 마주치는데, 이 부분을 삭제하려다 원고가 파손되어 뜻밖의 일이 일어나는 등 상당히 흥미롭게 전개된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부분은 주인공이 미친 듯이 성장에만 몰두하기보단, 여행지의 풍경이나 음식, 술을 즐기는 장면 등을 잘 보여줘서 여행을 가는듯한 느낌을 잘 전달하는 점이다. 

이런 부분이 길어지거나 자주 반복 도면 소설이 지루해질 수 있겠지만 아쉬우면서도 다행스럽게도 초반부를 벗어나면서 점점 없어진다.



주인공이 마법을 쓰는 부분도 그냥 단순한 시동어로 빵빵 마법을 쓰는 게 아니라 구체적인 설정이 있어 아주 흥미롭다.


술사는 에테르라는 힘을 자신을 중심으로 원으로 퍼트려 그 범위 내에서만 마법이 발현시킬 수 있으며 등급에 따라 마법을 이용할 수 있는 슬롯이 늘어난다. 

 

또 같은 마법이라도 주문이 얼마나 문학적인가에 따라 위력이 달라지는데, 책의 제목이 [문과라도 안 죄송한 이 세계로 감]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바닥에서 [바람] 마법식의 도형이 솟아나기 시작했다. 식의 형상을 따라 에테르가 깃들어 번뜩이는 빛을 발했다.

[거센 바람이 5월의 여린 꽃봉우리를 뒤흔드니!] 

찬란한 마법식이 불타올랐다.
발동된 마법은, 바람의 수준이 아니었다.
폭풍이었다.

 

주인공이 마법을 쓰는 장면을 꽤 공들여 써서 마법을 쓰는 순간을 보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다만, 단점은.

서술이 조금 고구마라는 것.

주인공이 안락한 삶을 위해 소설 속 주인공과 얽히기 싫어하는 건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그렇지만 그것도 한두 번이고 스토리 흐름에 따라 어차피 같은 편이 될 수밖에 없는 거 작가도 알고 독자도 알고 다 아는데 계속 겁나 튕겨대서 전개상의 고구마를 준다는 것이다. 

주인공이 얼마나 평온한 삶을 바랐는지를 보여주려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사소한 디테일을 위해 큰 걸 포기한 느낌이다.

마치 한때 의무적으로 살인 트라우마에 대해 꿋꿋이 써 내려갔던 작가들처럼 말이다.

좋은 장점이 아주 명확한 데 비해 장점은 잘 보여주지 않고 딱히 궁금하지 않은 다른 등장인물을 너무 자주 보여주는 점.

그런 와중에 주인공은 싸움 한번 하면 아슬아슬 이기고 무조건 기절하는 패턴을 자꾸 반복하니 어느 순간 몰입하기가 어려워져 아쉬웠다. 해리포터만큼 잘 기절한다. 오마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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